철분은 왜 ‘헴철’과 ‘비헴철’로 나눌까요

철분 영양제 성분표를 보면 ‘헴철’이라고 적힌 것도 있고, ‘푸마르산제일철’이나 ‘황산제일철’처럼 낯선 이름이 적힌 것도 있습니다. 둘 다 철이지만, 몸에 들어오는 길이 다릅니다. 헴철은 고기 속 철이 들어 있는 형태 그대로이고, 비헴철은 그 밖의 모든 철입니다.

같은 철인데 왜 이름을 둘로 나눌까요.

흡수되는 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헴은 철을 감싼 고리입니다

‘헴(heme)’은 철 원자 하나를 커다란 고리 모양 분자가 가운데에 붙잡고 있는 구조입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 근육 속 미오글로빈이 이 헴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헴철은 고기, 생선, 간처럼 동물성 식품에서 나옵니다.

비헴철은 고리에 싸여 있지 않은 철입니다. 시금치나 콩 같은 식물성 식품의 철, 그리고 영양제에 흔히 쓰이는 철염 대부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 헴철 — 고리 분자에 싸인 철, 동물성 식품에 있음
✅ 비헴철 — 고리 없이 있는 철, 식물성 식품과 대부분의 철염
✅ 이름에 ‘제일철’이 붙으면 철 2가, ‘제이철’이 붙으면 철 3가

그래서 흡수되는 길이 다릅니다

헴철은 고리째로 장 세포에 들어간 뒤, 세포 안에서 철이 풀려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헴철은 그렇게 못 합니다. 장에서 녹아 있는 상태여야 하고, 대개 3가 철을 2가 철로 바꾼 뒤에야 운반 단백질을 통해 들어갑니다.

이 차이 때문에 비헴철은 같이 먹는 음식에 많이 휘둘립니다.

비타민C는 3가 철을 2가로 바꾸고 녹은 상태를 유지시켜 흡수를 돕는 쪽입니다. 반대로 곡류의 피트산, 차와 커피의 폴리페놀, 칼슘은 비헴철과 엉겨 붙어 흡수를 방해하는 쪽으로 보고돼 왔습니다.

헴철은 고리가 철을 보호하고 있어서, 이런 음식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헴철이니까 무조건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흡수율은 그 사람의 몸에 철이 얼마나 저장돼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철이 넉넉하면 몸이 알아서 흡수를 줄이고, 부족하면 늘립니다.

그리고 철은 많이 먹는다고 좋은 영양소가 아닙니다. 몸이 철을 내보내는 길이 거의 없어서,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오히려 문제가 됩니다. 철분제를 오래 드실 생각이라면 검사로 내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쪽을 권합니다.


정리하면, 헴철과 비헴철은 철이 고리에 싸여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이고, 그 차이 때문에 흡수되는 길과 음식의 영향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어떤 철이든 필요한 만큼이 기준입니다.

참고문헌

  •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Iron —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 Hurrell R, Egli I. Iron bioavailability and dietary reference values.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0;91(5):1461S–146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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